전어가 제철입니다. 이맘때 횟집에는 전어 드시러 손님이 몰립니다. 그런데 제철에 몰려온 손님과 사철 다시 찾아오는 단골은 같은 손님이 아닙니다. 계절이 데려온 손님과 다시 오는 단골이 무엇으로 갈리는지, 리뷰 18만 건에서 숫자로 드러났습니다.
계절이 횟집 손님을 통째로 바꿉니다
횟집 손님은 계절마다 아예 다른 사람입니다. 겨울에는 방어 손님이 오고 여름에는 물회 손님이 옵니다. 방어는 한겨울에 언급이 확 몰렸다가 여름이면 거의 사라지고, 물회는 정반대로 여름에 몰리고 겨울에 사라집니다. 가을은 전어입니다.
문제는 이 손님들이 그 메뉴가 제철일 때만 온다는 데 있습니다. 전어 보고 온 손님은 전어철이 지나면 발길이 끊기기 쉽습니다. 계절이 데려온 손님을 계절이 지나면 도로 데려간다는 뜻입니다.
신선하다는 말은 기본이지 재방문 이유가 아닙니다
횟집에서 신선도는 가장 많이 나오는 칭찬입니다. 그런데 이 말을 누가 하는지 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처음 온 손님은 신선하다는 말을 제일 많이 하는데, 다시 온 손님의 리뷰에서는 신선하다는 말이 오히려 줄어듭니다. 단골이 많은 집일수록 신선 이야기가 적었습니다.
횟집에서 신선함은 다시 올 이유가 아니라 그냥 기본입니다. 기본을 못 지키면 손님이 끊기지만, 기본을 지킨다고 손님이 단골이 되지는 않습니다. 신선도만 믿고 있으면 첫 방문은 늘어도 재방문은 제자리입니다.
소문난 뷰맛집이 단골은 뒤쪽인 경우
분위기 좋고 전망 좋다고 소문난 집에는 손님이 많이 옵니다. 그런데 다시 오는 손님 비율로 보면 이런 집이 오히려 뒤에 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 성향은 저희가 본 업종 중에 횟집이 가장 셌습니다.
회는 특별한 날 큰맘 먹고 가는 자리라 뷰가 좋으면 기념일에 한 번 갑니다. 그리고 다음 기념일이 올 때까지 안 옵니다. 뷰는 손님을 부르지만 붙잡지는 못합니다.
단골은 곁들이 한상에서 갈립니다
다시 온 손님의 리뷰를 모아 읽으면 신선도나 뷰 이야기가 아닙니다. 알아봐 주는 응대, 값을 하는 상차림, 회 한 접시가 아니라 매운탕과 곁들이까지 포함한 한 상 전체의 만족이었습니다.
실제로 손님들은 회 종류보다 곁들이 이야기를 더 많이 했습니다. 곁들이 언급은 11.2퍼센트로 회 종류보다 많았습니다. 비싼 값을 받는 자리일수록 회 한 접시로 승부가 나지 않습니다. 상 전체가 값을 해야 손님이 다시 옵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계절과 신선함과 뷰는 손님을 처음 들어오게 하는 문입니다. 응대와 상차림은 손님을 붙잡는 자물쇠입니다. 문만 넓히고 자물쇠가 없으면 전어철이 끝나는 순간 손님도 같이 빠져나갑니다. 그래서 제철 손님이 몰리는 지금이 오히려 단골 만들 자물쇠를 점검할 때입니다.